특별함을 추구하는 부류가 있다. 증명되지 않은 상태는 그들에게 있어 존재의 공백과 같다. 그 결핍은 계속해서 삶을 어딘가로 끌어당기는 중력으로, 거기서 벗어나는 일은 그들에게 평생의 숙제다.
마크와 에리카가 펍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. 마크도 특별함을 추구하는 부류의 인간이다. 둘의 대화가 시작부터 삐걱거린 이유는 마크의 화두가 일상과 동떨어져서가 아니라, 결핍이 대개 배려를 앗아간다는 데 있다. 조금씩 엇나가는 대화 속에서 마크는 에리카의 학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게 되고, 결국 에리카는 마크가 컴퓨터 분야에서 성공하더라도 좋은 여자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욕설과 함께 쏘아붙인 후 자리를 떠난다.
그날 밤 마크는 술을 마시며 '페이스매시'를 만든다. 하버드 여학생들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누가 더 예쁜지 투표하는 사이트였다. 심심풀이로 만든 그것이 서버를 다운시킬 만큼 퍼져나갔고, 이어 '더 페이스북'으로 확장되었다. 더 페이스북이 하나의 현상이 되었을 때, 마크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. 어느 날 팬을 자처한 여성들과 파티장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고 나온 마크의 눈에, 저 멀리 테이블에 앉아있는 에리카가 들어온다. 그 순간 마크는 에리카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떠올랐을 것이다. 스스로가 증명되었다고 느껴지는 지금, 마크는 자신만만하게 에리카에게 다가가지만 세상(에리카)은 그에게 더없이 냉담하다. 마크는 처참함 속에 파티장을 빠져나오며 사업을 더 키우자고 말한다.
이후 마크의 사업은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서지만 남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소송이 걸리게 된다. 변호사는 그 정도 합의금은 벌금 수준이 아니냐며 그냥 줘버리라고 말하지만, 마크에게 그것은 증명의 문제였다. 남의 것으로는 자신을 증명할 수 없었다. 마크는 변호사를 먼저 보내고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이 만든 세상을 들여다 본다. 에리카가 그 세상 속에 들어와 있었다. 마크는 에리카에게 친구 신청을 보낸다.
마크는 연달아 새로고침을 누르며 세상(에리카)의 답신을 기다린다. 무언가 내려앉은 듯 조금씩 공허해지는 그 표정은 채워지지 않은 갈망의 초상으로 읽히기 쉽다. 그러나 마크는 곧 합의금을 지불한다. 조금 전까지 증명의 문제라며 거부하던 그 돈이다. 공허함은 갈망이 아닌 해방이었다.
끈질겼던 결핍이 사라지는 건 일순간이다. 그 순간은 반드시 세상의 인정이나 스스로의 엄격한 잣대를 넘는 증명일 필요가 없다. 결핍은, 그저 채우기 위해 에너지를 소진하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사라져있다.
"내가 냅스터를 시작한 이유? 고딩 때 좋아한 여자애가 대학 라크로스팀 주장과 사귀었어. 걜 뺏고 싶었지."